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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위 속에서 꽃망울을 터트리며 향기를 풍기는 꽃은 매화이다. 따뜻한 때가 아니고 추울 때 피니까 매화가 귀한 꽃이다. 이른 봄에 매화꽃에서 은은하게 풍기는 암향(暗香)을 가슴 깊이 흡입하는 순간에는 내가 살아 있다고 하는 존재의 기쁨을 느낀다. 저승으로 갈 때 이승에서 챙겨가야 할 몇 가지 품목 가운데 하나가 바로 매화의 암향에 대한 추억이 아닌가 싶다.
조선 후기에는 매화를 감상하는 취미가 유행했다. 매화를 비단으로 감싼 다음에 햇볕이 잘 들고 난방이 잘된 따뜻한 방에 놓아둔다. 아무래도 따뜻하면 꽃이 빨리 피기 때문이다. 그런 다음 하인을 시켜 매일 물을 주었다고 한다. 그리고 매화를 갖다 놓은 방안에 금박으로 달을 그려 놓는다. 매화는 달빛 속에서 보는 것이 가장 예쁘다. 월매도(月梅圖)가 이것이다. 매화가 눈에 덮여 있으면 설매도(雪梅圖)가 된다. 안개 속에 매화가 있으면 연매도(煙梅圖), 매화 가지가 물에 담겨 있으면 침매도(沈梅圖)이다.
근래에 매화를 사랑한 이가 근원(近園) 김용준(金瑢俊·1904~1967)이다. 그가 남긴 ‘근원수필(近園隨筆)’ 첫 페이지에는 ‘댁에 매화가 구름같이 피었더군요. 가난한 살림도 때로는 운치가 있는 것입니다. 어렴풋이 한두 개씩 살이 나타나는 만자창(卍字窓) 위로 어쩌면 그렇게도 소담스런, 희멀건 꽃송이들이 소복한 부인네처럼 그렇게도 고요하게 필 수가 있습니까’라고 씌어 있다.
매화에 관심이 많다 보니까 전국에 있는 매화 소장가들을 수소문해서 그 집을 방문하고 다녔던 적이 있다. 그 과정에서 알게 된 집이 충북 옥천 이원면(伊院面)에 있는 옥매원(玉梅院)이다. 매화 애호가들 사이에서는 소문난 매화 농원인데, 35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지금은 매화를 취급하는 농원이 여러 군데 생겼지만, 10년 전만 하더라도 전국의 매화정보를 알려면 옥매원에 가야 했다. 옥매원이 있는 이원(伊院)은 묘목으로 유명하다. 우선 토질이 자갈밭이다. 자갈밭이라서 뿌리가 밑으로 뻗지 않고 옆으로 퍼지므로 옮기기가 좋다. 한반도의 중간지역이므로 남쪽으로 옮겨다 심어도 잘 살고, 북쪽으로 올라가도 잘 산다. 이달 중순 무렵이면 옥매원의 매화가 만개한다는 소식이다.
조선 후기에는 매화를 감상하는 취미가 유행했다. 매화를 비단으로 감싼 다음에 햇볕이 잘 들고 난방이 잘된 따뜻한 방에 놓아둔다. 아무래도 따뜻하면 꽃이 빨리 피기 때문이다. 그런 다음 하인을 시켜 매일 물을 주었다고 한다. 그리고 매화를 갖다 놓은 방안에 금박으로 달을 그려 놓는다. 매화는 달빛 속에서 보는 것이 가장 예쁘다. 월매도(月梅圖)가 이것이다. 매화가 눈에 덮여 있으면 설매도(雪梅圖)가 된다. 안개 속에 매화가 있으면 연매도(煙梅圖), 매화 가지가 물에 담겨 있으면 침매도(沈梅圖)이다.
근래에 매화를 사랑한 이가 근원(近園) 김용준(金瑢俊·1904~1967)이다. 그가 남긴 ‘근원수필(近園隨筆)’ 첫 페이지에는 ‘댁에 매화가 구름같이 피었더군요. 가난한 살림도 때로는 운치가 있는 것입니다. 어렴풋이 한두 개씩 살이 나타나는 만자창(卍字窓) 위로 어쩌면 그렇게도 소담스런, 희멀건 꽃송이들이 소복한 부인네처럼 그렇게도 고요하게 필 수가 있습니까’라고 씌어 있다.
매화에 관심이 많다 보니까 전국에 있는 매화 소장가들을 수소문해서 그 집을 방문하고 다녔던 적이 있다. 그 과정에서 알게 된 집이 충북 옥천 이원면(伊院面)에 있는 옥매원(玉梅院)이다. 매화 애호가들 사이에서는 소문난 매화 농원인데, 35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지금은 매화를 취급하는 농원이 여러 군데 생겼지만, 10년 전만 하더라도 전국의 매화정보를 알려면 옥매원에 가야 했다. 옥매원이 있는 이원(伊院)은 묘목으로 유명하다. 우선 토질이 자갈밭이다. 자갈밭이라서 뿌리가 밑으로 뻗지 않고 옆으로 퍼지므로 옮기기가 좋다. 한반도의 중간지역이므로 남쪽으로 옮겨다 심어도 잘 살고, 북쪽으로 올라가도 잘 산다. 이달 중순 무렵이면 옥매원의 매화가 만개한다는 소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