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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캡쳐/음악

[스크랩] Lucille

靑峰 2007. 3. 17. 09:59
LUCILLE. 루씰.

루씰...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 기타에 붙여진 이름으로서의 루씰. B.B King 싸부님이 자신의 사랑하는 기타에 붙인 이름. Lucille.
(물론 한영애 누님의 루씰도 있고 케니 로저스의 루씰도 떠오르긴 한다 ^^;;)

1940년대 후반, 비비할배가 (아니... 그땐 총각이었지^^) 아칸소의 어느 클럽에서 연주를 할 때, 손님중 한쌍의 부부가 싸움을 벌이다 석유난로를 뒤엎는 바람에 불이 나고야 말았댄다. 비비할배는 급히 클럽밖으로 뛰쳐 나갔지만 기타를 두고 나온 것을 깨닫고 다시 들어가 클럽이 무너지기 직전에 기타를 끌어안고 극적으로 탈출. 이유인 즉슨 기타를 다시 살 만한 돈이 없었다는 것. ㅠㅜ

뒷 날, 그 싸움의 발단이 한 여자때문이고 그 여자의 이름이 [루씰]이란 걸 알게된 킹 싸부님은 다시는 그런 바보같은 짓을 하지 말자는 의미로 자신의 기타에 [Lucille 루씰]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그리고 그 후 대부분의 연주는 이 루씰과 함께 했다.

물론, 기타가 부서지는 경우도 있었을테고 분실하는 경우도 있었을테지만 비비가 연주하는 기타는 언제나 같은 모델이었고 이름도 늘 루씰이었다. 그리고 언젠가부터 비비가 연주하는 기타의 헤드엔 빛나는 펄의 Lucille이 새겨지기 시작했다.

킹 싸부님과 그의 애인 루씰. 기타헤드에 새겨진 그녀의 이름에 주목


요건 초창기 루씰의 헤드부분. 깁슨광들은 저 종모양 덮개만 봐도 광분한다. 물론 나도^^;;


세월은 흘러 킹 할배는 흑인 블루스의 신으로 추앙받는 위치에까지 올라섰고 다른 두 킹과 함께 (앨버트 킹, 프레디 킹) Three Kings of Blues 로 자리매김한다.
사정이 이러하니 Gibson이 어이 가만있을 수 있으랴. Gibson은 평생 자신들이 만든 기타만을 사용해 온 비비 할배를 위해 시그너춰 모델을 발매한다. 그 모델의 이름도 루씰. 이를테면 양산형 루씰이랄까. 물론 비비 할배의 기타를 그대로 복제했다.

깁슨의 아티스트 콜렉션 시리즈로 발매된 시그너춰 모델.
헤드엔 루씰이 새겨져 있고 기타의 구조는 오리지널 루씰과 동일하다.


시그너춰 루씰의 사양을 보려면 여기를 클릭




이 시그너춰 모델의 몇가지 특이한 점을 살펴보면,
먼저 모노 출력과 스테레오 출력을 동시에 지원한다는 점이다. 최근의 기타들도 대부분 모노출력만을 지원하고 있는데 비해 비비킹 할배는 오래전부터 스테레오 출력을 사용하곤 했다.
그리고 Varitone 바리톤이라는 노브가 있어 6단계로 음색을 조절할 수 있다. 뭐랄까... 기타에 이펙터를 직접 이식하는 개념의 원조라고나 할까. (사진의 황금색 동그란 노브가 그 넘이다)
테일피스를 살펴보면 특이하게도 TP-6이 사용된다. 각 줄의 튜닝을 미세하게 조절할 수 있는 구조인데 요즘의 플로이드 로즈방식에도 적용되는 시스템이다.

결론이 뭐냐.
비비킹 할배의 사고방식은 생각외로 진보적이며 실용적이다. 관습에 얽매이지 않고 필요한 부분은 적절히 고쳐 사용해 온 할배의 자유로운 사고방식. 캬~~ 존경스럽다. ㅠㅠ

그리고 사양 마지막 부분에 [비비킹의 싸인을 지판에 자개로 박아넣는 것도 가능합니다] 라는 부분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아랫넘이다.

지판에 비비킹의 싸인과 자그마한 기타아이콘이 그려져 있다. @_@


저 넘을 갖고 싶어... 갖고 싶어... 밤을 지새운적이... 물론 밤까지 지새운적이 있었겠냐만 너무나 탐나는 넘. 구입예정 목록 1번을 차지하는 기타. 하여튼 그렇다. 중고로 구하면 뭐... 한 이백.

비비킹 할배는 자신의 기타 루씰에게 바치는 곡을 만든적이 있다. 제목 또한 Lucille 루씰. 이 곡엔 루씰이 사랑스러워 어쩔 줄 모르는 싸부님의 모습이 보이고 은근히 그녀를 자랑하는 모습도 보인다. 왜 루씰이 되었는지 얘기하는 부분도 있고 루씰이 할배의 목숨을 구한 에피소드도 있다. 10분이 넘는 곡이긴 하지만 한 번쯤은 들어보자.

더불어 이 곡은 B.B King 기타연주의 정수를 담고 있다. 살살 간지르는 벤딩과 비브라토, 말끔하고도 서스틴좋은 기타톤, 킹 특유의 손버릇들과 시원하게 빠지는 사운드. 어느 하나 놓칠 수 없는 것들. 시간을 조금 투자하더라도 천천히 가사를 보며 들어보도록 하자.



가사를 보려면 여기를 클릭




The sound that you're listening to is from my guitar that's named Lucille. I'm very crazy about Lucille. Lucille took me from the plantation. Oh you might say, brought me fame.
I don't think I could just talk enough about Lucille. Sometime when I'm blue seem like Lucille try to help me call my name.

I used to sing spirituals and I thought that this was the thing that I wanted to do. But somehow or other when I went in the army I picked up on Lucille, and started singing blues.

Well, now when I'm paying my dues, maybe you don't know what I mean when I say paying dues, I mean when things are bad with me. I can always, I can always, you know like, depend on Lucille.

Sort of hard to talk to you myself. I guess I'll let Lucille say a few words and then.

You know, I doubt if you can feel it like I do. But when I think about the things that I've gone through, like, well for instance, if I have a girlfriend and she misuses me, and I go home at night, maybe I'm lonely, well not maybe, I am lonely, I pick up Lucille and it bring out those funny sounds that sound good to me, you know. Sometime I get to the place where I can't even say nothing.

Look out.

Sometime I think it's crying.

You know, if I could sing pop tunes like Frank Sinatra or Sammy Davis Junior, I don't think I still could do it, 'cause Lucille don't wanna play nothing but the blues. I think I'm, I think I'm pretty glad about that. Cause don't nobody sing to me like Lucille. Sing, Lucille.

Well, I'll put it like this. Take it easy, Lucille. I like the way Sammy sings and I like the way Frank sings, but I can get a little Frank, Sammy, a little Ray Charles, in fact all the people with soul in this.

A little Mahalia Jackson in there.

One more, Lucille!

Take it easy now.

You know, I imagine a lot of you wanna know, a lot of you wanna know why I call the guitar Lucille. Lucille has practically saved my life two or three times. No kidding, it really has.

I remember once I was in an automobile accident, and when the car stopped turning over, it fell over on Lucille, and it held it up off me, really, it held it up off me. So that's one time it saved my life.

The way, the way I came by the name of Lucille, I was over in Twist, Arkansas, I know you've never heard of that one, have you? And one night the guys started a ball over there, you know, they started brawling, you know what I mean. And the guy that was mad with his old lady, when she fell over on this gas tank that was burning for heat, the gas ran all over the floor.

And when the gas ran all over the floor, the building caught on fire, and almost burned me up trying to save Lucille. Oh I, I imagine you're still wondering why I call it Lucille, the lady that started that brawl that night was named Lucille.

And that's been Lucille ever since to me. One more now, Lucille.

Sounds pretty good to me. Can I do one more?

Look out, Lucille.

Sounds pretty good. I think I'll try one more. All right.


여러분께서 듣고 있는 이 연주는 루씰이라는 제 기타에서 나는 소리입니다. 저는 루씰에게 아주 푹 빠져 있어요. 루씰 덕택에 제가 농장에서 벗어나게 됐죠. 유명인이 되게 해주었다고 해야 할까요.

루씰에 대해서는 아무리 얘기해도 끝이 없어요. 가끔 제가 기분이 울적할 때는 루씰이 내 이름을 부르면서 날 위로해 주려는 것 같아요.

저는 흑인 영가를 부르곤 했는데 그것이 제가 원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었어요. 그런데 어찌된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군대에 있을 때 루씰을 집어 들게 됐고 블루스를 연주하기 시작했죠.


지금 제가 죄 값을 치르고 있거든요. 어쩌면 죄 값을 치른다는 게 무슨 뜻인지 잘 모르실 수도 있는데 제가 좀 힘든 일을 겪고 있다는 말이에요. 아시다시피 그럴 때마다 제가 언제나 변함없이 기댈 수 있는 건 바로 루씰뿐이에요.


제가 직접 얘기하기가 좀 힘드네요. 루씰한테 몇 마디 해 보라고 좀 시켜 볼께요. 그리고 나서 계속하죠.

여러분들이 제 기분을 이해할 수 있을까 모르겠네요. 하지만 제가 겪었던 일을 생각하면요, 그러니까 예를 들자면 말이죠, 사귀던 여자 친구가 나를 힘들게 하면 저는 밤에 집으로 돌아와 외로워할 거예요. 그렇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그렇게 외로우면 루씰을 집어 들고 이런 우스꽝스런 연주를 하는데 그 소리가 저한테는 듣기 좋아요. 때로는 제가 아무런 말도 할 수 없는 그런 곳으로 가기도 해요.



조심해, 루씰.

어떤 때에는 루씰이 우는 것 같아요.

프랭크 시나트라나 새미 데이비스 주니어가 부르는 팝 음악을 저도 할 수 있긴 하지만 그렇게 할 수는 없을 것 같아요. 루씰은 오직 블루스만 연주하고 싶어하거든요. 저는 그게 얼마나 기쁜지 몰라요. 왜냐하면 내게 루씰처럼 노래를 해 주는 사람은 아무 것도 없거든요. 루씰, 노래하자.

이렇게 말하고 싶어요. 루씰, 잠깐만. 저도 새미 데이비스 주니어나 프랭크 시나트라 노래를 좋아하는데 저도 그들과 레이 찰스 분위기도 조금 낼 수 있어요. 사실은 영혼이 담긴 모든 사람을 이 안에 담을 수 있죠.


마할리아 잭슨 분위기도 좀 담겨 있죠.

루씰, 한 번 더 해보자.

이제 좀 천천히.

여러분들 중 많은 사람들이 제가 이 기타를 루씰이라고 부르는지 궁금할 거라 생각해요. 실제로 루씰은 제 목숨을 두세 번 구해 줬어요. 농담하는 게 아니에요. 정말 그런 적이 있었어요.

그 중 한번은 교통 사고가 났을 때였죠. 자동차가 멈추면서 전복됐는데 그 차가 루씰 위로 떨어진 거예요. 내가 깔리지 않도록 루씰이 받쳐 준거죠. 그래서 한 번은 루씰이 그렇게 제 목숨을 구해 줬어요.


루씰이란 이름을 짓게 된 것에 대해 얘기해 보자면요, 아칸소주 트위스트에 갔을 때였어요. 그런 곳은 한 번도 들어 본 적이 없을 거예요, 그렇죠? 그리고 어느 날 밤 그 곳에서 사람들이 파티를 열었는데 다툼이 있었어요. 무슨 말인지 아실 거예요. 어떤 남자가 자기 마누라한테 무척 화가 났었는데 그 부인이 난방용 석유 난로 위로 넘어졌어요. 그 바람에 기름이 바닥에 온통 쏟아져 버린 거죠.


기름이 바닥에 쏟아지자 그 건물은 불길에 휩싸였고 저는 루씰을 구하려다가 불에 타 죽을 뻔했어요. 아, 아마 여러분들은 제가 왜 기타를 루씰이라고 부르는지 아직도 궁금해 하고 있을 것 같군요. 그 날밤 다투었던 그 여인 이름이 루씰이었어요.


그리고 그 후로 계속 루씰이라고 불렀어요. 루씰, 한번 더 하자.

저한테는 정말 듣기 좋군요. 한 번 더 해도 괜찮을까요?

조심해, 루씰.

정말 듣기 좋군요. 아무래도 한번 더 해야 할 것 같은데요. 좋아요.
출처 : 언제나 영화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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