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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조선일보 신춘문예
시조 당선작
젖 물리는 여자
뜨건 국밥 후후 불며 젖 물리고 앉은 여자
어린 건 한껏 배불러 빨다가 조몰락대다
꽉 쥐고 해살거리며 도글또글 웃는다
한길에는 늦게 깨어난 게으른 햇살들이
엉덩이를 흔들며 사분사분 걸어가는
살작 휜 S라인 여자들 발굼치를 좇고 잇다.
공갈빵처럼 부푼 가슴 아슬아슬한 실루엣
필라멘트 깜박깜박 전류를 방출하는
뾰족한 고욤 두 개가 손끝만 대도 터질듯
휘청, 가는 허리 애기집 하나 못 얹어도
둥지 속 알 넘보듯 집요한 사내들의 눈
왜일까, 늪에 빠지듯 지독한 허기 몰린다
순환소수처럼 잇고 이어 사람에 사람을 낳은
빌렌도르프 비너스 따뜻한 양수의 기억
넉넉히 젖 물려주는 그런 여자가 그립다.
ㅡ 노 영 임 ㅡ
심사평 응모된 작품을 정독하면서 금년 들어 새롭게 일어난 변화가 주목되었다.
새로운 시어를 찾아쓰려는 노력,시조의 장 구분 등에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는 점,적지않은 사설시조 작품들이 창작되고 있다는 점 등이 바로 그
것이다. ㅡ 중략 ㅡ
당선작으로 택한 노영임의 '젖 물리는 여자'는 외모 중시의 덫에 치여 점점
나약해져 가고 있는 현대의 잘못된 여성상에 일침을 가하고 있는 의미있는
작품이다. 동시에 시상과 잡아나가는 구성과 묘사가 빼어나다.
ㅡ 중략 ㅡ
시인/이지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