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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토) 중앙일보 칼럼에 실린 내용 중 일부다.
「가진 자를 궁지로 몰았더니…」
옛날 어느 마을에 최 부자가 살았다. 동네 남정네들은 대부분 그의 논과 밭에서 일했고, 여자들 역시
그의 집안일을 돌봐주며 생계를 꾸렸다. 최 부자는 특별히 덕망이 높지는 않았으나 그렇다고 상식이
없는 사람은 결코 아니었다.
어느 날 그는 마을 사람들이 자신을 험담하고 다닌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사람을 부려 먹고 차별대우한다는 것이었다. 열심히 일하는 장씨와 손재주가 좋은 나씨에게 새경을
좀 더 준 것을 놓고 하는 소리였다. 그래도 그는 자신의 원칙을 버리고 싶지는 않았다. 성실함과 남다른 기술로 자신에게 더 많은 이익을 가져다주는 두 사람에게 돈을 더 주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최 부자는 시간이 지나면 사람들의 불평이 사그라질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상황은 더 악화돼 갔다.
일부는 최 부자의 흠을 캐고 다니기 시작했다. 돈만 아는 그가 시주 왔던 스님을 쫓아버린 적이 있으며, 심지어 그가 젊었을 적 동네 처녀를 겁탈하려 했다는 소문까지 나돌았다.
최 부자는 마음이 크게 상했다. 근거 없는 소문이 퍼지면서 밤잠을 설치는 경우도 늘어났다. 고민하던
그는 '이렇게 힘들게 살아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짓던 농사를 절반으로 줄였다. 그래도
먹고사는 데는 전혀 지장이 없었다. 일하던 사람도 당연히 그만큼 줄였다.
최 부자는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것이 싫어 저잣거리나 주막에 가는 것도 삼갔다. 대신 다른 마을로
구경을 다녔으며, 그 길에 필요한 물건도 사왔다. 마을 상인들은 매상이 줄었다며 울상을 짓기 시작했다. 인력거꾼도 벌이가 전 같지 않다고 했고, 주막집도 마찬가지였다.
최 부자를 궁지에 몰았더니 그가 아니라 마을 사람들이 타격을 받는 엉뚱한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후략)
God makes man & woman for each other.
상부상조 하면서 살라는 말이다.
신이 아담과 하와를 만드셨듯, 인간은 혼자서는 살 수 없는 존재다.
학교 다닐 때, 선후배 한 팀이던 우리 일당의 애칭은 '독불장군'이었다.
얼핏 보기엔 '천상천하 유아독존'처럼
다른 사람은 생각 않고, 혼자 의견만 말하는 고집불통처럼 들리는 말일지 모르지만,
국어사전을 찾아보면, 다른 의미가 담겨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獨不將軍', 말 그대로 혼자 힘으로는 장군이 될 수 없다는 말이다.
오히려 고집불통 옹고집보다는 상부상조하라는 의미가 담겨 있는 것이다.
칼럼에서 보면,
마을 주민들은 자신에게 오는 작은 불이익때문에 불평하고, 상대방을 헐뜯고 다닌다.
결국 그 결과는 자신에게 고스란히 돌아오는 법인데 말이다.
부자 역시, 좋은 취지의 일이라면 혼자 고민만하고 끙끙대지 말았어야 했다.
... 높은 직위나 지위에 있는 사람도 말 못할 고민이 있나보다 ...
부자는 자신의 생각과 입장을 대화와 의사소통을 통해 풀었어야 했다.
또한, 다른 사람들에게도 동기를 부여해
열심히 한 사람에게 댓가가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었어야 했다.
이러한 노력없이, 단지 현실을 외면한 부자의 처사는 올바른 것이 아니었다.
부자의 속내를 다른 사람들이 어찌 일일이 헤아릴 수 있었겠느뇨.
독불장군이다.
고집을 부릴 땐 부려야겠지만, 그것이 모두에게 유익한 방향으로 나아갈 때
의미가 있는 것이다.
앞글에 실린 청나라 4대 황제 강희제의 리더십이 일맥 그런 의미와 상통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