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현이 Essay/명상

구피의 일생

靑峰 2007. 2. 14. 23:44

구피의 일생,

아마도 소설에 나오는 주인공 늑대 이름이 구피였던 것 같다.

 

크리스마스 시즌에 농가를 배회하던 구피는

마을 사람들에게 붙잡힌다.

농가에 피해를 주는 늑대에게 마을 사람들이 내린 형벌은

목에 방울을 걸어주는 것이었다.

 

숲으로 돌려보내진 구피는...

방울 소리에 놀라 뛰고 또 뛰고 또 뛰었다.

지쳐 쓰러졌다 다시 일어나서도, 다시 방울소리에 놀라 또 뛰었다.

 

자신의 목에 걸린 것이 방울이란 것을 알았을때,

이제는 주변 동료들이 그의 곁을 떠났다.

방울소리에 놀라 다들 멀리 도망만 갔다.

 

짝짓기 철이 돌아오고,

모두가 제 짝을 찾는 동안도 구피는

방울소리에 짝이없다...

 

 

얼마나 가혹한 형벌인가,

아무도 구피를 따라다니며 괴롭히거나,

못살게 굴지 않는다.

방울소리에 자신을 몰아가 지쳐쓰러지는 것은 구피 자신이다. 

오늘날 자신의 일에 메여 쉼없이 달리는

우리네 모습과 많이 닮았다고 가끔 생각한다.

제 목에 방울을 달고, 그 소리에 놀라 끝없이 달린다.

ㅉ ㅉ, 잠시 쉬자, 아니 그래도 또 달려야 하는데,

아니 아니달리는 것이 소리내지 않고 쉴 수 있는 비법인 것을...

혹 제 목에 방울을 달고 자신에게 주문하듯 앞만보고 달리는

저와 같은 분들은 잠시 쉬면서 즐길건 즐기면서 가자구요... 꾸벅~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링크
«   2025/01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