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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종합금융 ‘CMA 통장’ 돌풍
만능통장 출시… “사용하기 불편” 편견까지 깨
처음으로 홈쇼핑 통해 광고도… 업계 1위 우뚝
작년에 CMA(자산관리계좌) 통장 열풍이 거세게 불었다. 젊은 직장인 사이에서 CMA를 모르면 ‘재테크 하수(下手)’ 취급을 당하고, 알면서도 CMA로 옮기지 않는 사람은 ‘게으름쟁이’로 낙인찍혔다. CMA 계좌는 은행의 보통예금 통장처럼 돈을 수시로 넣었다 뺐다 할 수 있으면서도 고금리를 주는 증권사 상품.
이같은 CMA 돌풍의 주역은 동양종합금융증권(동양종금)의 CMA 통장이다. 동양종금은 3년 전 CMA 통장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줄곧 CMA 통장 부문 1위를 고수하고 있다. CMA 통장을 취급하고 있는 13개 증권사 CMA 통장의 잔고는 지난 10월 현재 총 6조 7000억원. 이 중 2조 5000억원이 동양종금에 몰려 있다.
이렇게 동양종금이 CMA 업계의 골리앗으로 자라난 비결은 무엇일까?
첫째는 발상의 전환이다. 동양종금 이전에도 CMA 통장은 존재했다. 다만 당시 금융사들의 CMA 고객층은 기업이나 거액 자산 고객이었다. 하지만 동양종금은 눈을 돌려 평범한 직장인, 주부, 자영업자들을 위한 틈새 상품을 내놓는다.
은행 월급통장이 약 0.1% 안팎의 금리를 제공하는 것에 비해 동양종금은 하루만 맡겨도 4%대의 금리를 제공하는 ‘월급 통장’을 출시한 것. CMA 통장의 재발견인 셈이다. 우량채권과 기업어음으로 운용한 뒤, 그 수익을 되돌려 줄 수 있도록 디자인을 했기 때문에 가능한 상품이었다.
2004년 4월, 동양종금은 이 서비스를 개시하면서 ‘잠자는 월급 통장을 깨워라’라는 슬로건을 내세웠다. 수백만원에 달하는 월급을 은행 통장에 박아 두던 소비자들을 ‘아뿔싸!’ 하게 만든 것이다. 만약 은행 월급 통장의 평균 잔액이 500만원이라고 생각해 보자. CMA 통장은 연간 20만원 이상의 이자를 받을 수 있지만 0.1% 금리를 주는 은행의 보통예금 통장은 5000원밖에 못 받는다.
게다가 동양종금은 ‘증권사 월급 통장은 사용하기 불편할 것’이라는 편견을 확실히 깨 줬다. CMA 통장 하나로 채권·수익증권·CD(양도성예금증서)·펀드 등 다양한 금융상품에 투자할 수 있도록 ‘만능통장’으로 만든 것이다. 여기에 카드대금·보험료·공과금 등의 자동납부와 온라인 뱅킹 기능, 공모주 청약자격 서비스까지 도입했다. 게다가 동양종금 CMA 통장은 다른 증권사 CMA 통장과 달리 1인당 5000만원까지 예금자보호가 된다.
하지만 상품만 좋다고 다 잘 팔리는 것은 아니다. 당시, CMA 통장 자체가 낯선 개념이었기 때문에 ‘정보를 제공하는 마케팅’이 절실했다. 고민 끝에 나온 전략이 바로 홈쇼핑 방송이었다. 2004년 11월 업계 최초로 홈쇼핑을 통해 1시간 동안 CMA 통장의 요모조모를 설명하고 고객의 이해를 돕기로 한 것이다. 또 구전(口傳) 효과를 노려, CMA 통장 이자 체험기를 모집하고 ‘아줌마닷컴’ 등 특정 인터넷 모임 회원을 대상으로 맞춤형 광고를 선보였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2004년 말 30만개에 달했던 CMA 통장 계좌 수가 2006년 12월에 82만개로 급증했다. 무려 169% 성장을 한 것이다. 윤성희 마케팅 팀장은 “CMA가 초기에만 해도 마이너스 통장(대출) 기능이 없는 데다 각종 공과금의 자동이체도 번거로웠다”면서 “하지만 지금은 은행 상품보다도 서비스가 편리하며 앞으로도 진화를 거듭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