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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용작약 | ||||||
최초의 작약화합물 피크린산 작약(Bursting charge)이란 여러 가지 군용탄약에 충전하는 고성능 폭약으로서 표적물을 파괴하는 화약을 말한다. 탄약이라는 개념이 처음 등장할 무렵에는 흑색화약밖에 없었기 때문에 당연히 작약에도 이를 사용하였다. 그러나 근대화학의 발전과 함께 작약분에도 급격한 변화가 따르게 됐다. 가장 먼저 작약으로 실용화된 화합물은 피크린산(Picric acid)이었다. 피크린산은 질산의 합성자로 알려진 글라우버(J.R. Glauber)의 실험을 기술한 1742년의 연금술서에서 언급됐다. 그러나 더 구체적인 제조법은 영국의 울프(P. Woulf)에 의해서 발표됐다. 그는 천연산 염료 인 인디고(Indigo)에 질산을 처리함으로써 염료성 물질을 얻었고 이를 인디고옐로우 (Indigoyellow)라고 명명하였다. 그후 여러 사람들이 이 물질의 조성이나 구조를 연구했고 프랑스의 로우렌(A. Laurent, 1807-1853년)에 의해 완결됐다. 그는 1841년에 페놀(Phenol)에 질산을 작용시키면 마지막에는 피크린산이 합성된다는 사실을 발표했다. 그러나 피크린산은 발명 초기 편사용(編絲用) 황색 염료 또는 의약용에 사용됐고, 피크린산이 화약적 성질을 갖는다는 점은 1873 년 독일 출신의 영국화학자인 스프렝겔(H.J.P. Sprengel, 1834-1906년)이 확인했다. 그는 주조한 피크린산이 격발뇌관에 의해 기폭되며 그 위력이 강력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피크린산은 화학구조상으로 페놀(Phenol)에 3개의 니트로기가 대칭적으로 도입된 트리니트로페놀(Trinitrophenol)의 관용명이다. 그리고 상온에서는 밝은 황색의 결정으로 물에도 비교적 잘 용해되며 융점은 122.5℃이다. 분자 내에 있는 수산화기(-OH) 때문에 상당히 강한 산성을 갖지만 화학적 안정성은 매우 좋은 편이다. 폭발시의 발열량은 1,000cal/g, 폭발 온도는 3,320℃, 발화점은 310℃, 폭발속도는 7,100m/s이다. 그러나 폭발 위력은 대단했지만 피크린산을 화약적 용도로 사용하기에는 해결되지 않은 문제가 있었다. 분상의 피크린산을 압착한 경우에는 감도가 너무 예민하여 실용성이 없었고 주조품은 극히 둔감하여 기폭시키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이같은 문제점을 동시에 해결한 사람은 프랑스의 튀르팽(E. Turpin, 1848-1927년)이었다. 그는 둔감한 주조 피크린산의 기폭을 위해 분상 피크린산의 압착품을 전폭약(Booster)으로 사용하는 방법을 고안해 1885년에 특허를 받았다. 프랑스는 1886년 이 폭약을 메리니뜨(Melinite)라는 비명으로 군용작약에 채용했다. 프랑스에서 메리니뜨를 채용하자 이에 관한 정보가 즉시 영국, 미국, 독일, 일본 등에 전파됐다. 영국은 메리니뜨의 특허권자인 튀르팽에게서 비밀을 매수하여 리다이트(Lyddite)라는 이름으로 군용작약에 채용했다. 그리고 독일의 구루나트(Grunat fuellung 88), 일본의 시모제화약도 메리니뜨를 모방한 군용작약이다. 이렇게 등장한 피크린산은 티엔티(TNT, Trini-trotoluene)가 실용화되기 시작한 1900년 이후까지도 많이 이용되었다. 피크린산의 산성 때문에 탄체의 부식되긴 했지만 제조가 쉬웠기 때문이다. 군용작약의 대표주자
바일스타인은 방향족 니트로화합물에 관한 광범위한 연구를 발표하였는데 그중에는 티엔티에 대한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그는 티엔티의 합성을 비롯하여 여러 가지 이성체의 존재를 확인하고 이의 분리에도 성공했다. 티엔티는 톨루엔에 3개의 니트로기가 도입된 화합물로 니트로기가 결합된 위치에 따라서 다양한 이성체가 생성된다. 그리고 상온에서는 담황색의 결정이지만 80℃에서 용융되며 화학적으로 대단히 안정된 화합물이다. 또한 폭발 위력은 매우 크면서도 쉽게 기폭되지 않는 둔감한 폭약에 속한다. 이윽고 1880년 독일의 헤프(P. Hepp)에 의해 공업적 합성방법이 개척되면서 TNT는 실용성면에서도 관심을 끌게 된다. 그러나 티엔티 같은 방향족 니트로화합물은 뇌관만을 이용해 쉽게 기폭시킬 수 없었기 때문에 TNT의 사용에는 약간의 시간이 소요됐다. 그러던 중 튀르팽이 피크린산을 전폭제로 사용하는 기폭법을 제안함으로써 상당한 발전을 보게 된 것이다. 하지만 티엔티의 완전 폭발은 여전히 곤란하였는데 이 문제는 테트릴(Tetryl)을 전폭약으로 쓰는 방안이 개발되면서 해결되었다. 티엔티는 1900년부터 독일에서 트로틸(Trotyl), 트리놀(Trinol) 또는 퓔풀버(Fuellpulver) 등의 이름으로 군용작약에 사용됐으며 공업적 생산도 병행됐다. 이어서 티엔티의 장점이 알려지면서 세계 열강들은 경쟁적으로 이를 군용작약에 채용하기 시작했다. 1907년에 이태리의 트리톨로(Tritolo)를 위시하여 스페인(Trillit, Tolita), 영국 및 미국(TNT), 프랑스 (Tolite) 등도 뒤를 이었다. 이로써 티엔티는 어느 나라에서나 군용작약의 제식 폭약이 되었으며 종래에 사용하던 피크린산을 대체하게 됐다. 이렇게 등장한 티엔티는 현재에 이르기까지 가장 중요한 군용폭약으로 활용되고 있다. 특히 제1차대전 중에는 원료인 톨루엔이 공급 가능한 범위 내에서 생산하였으며 제2차대전 중에는 이의 중요성이 더욱 증대됐다. 그러나 1940년까지는 톨루엔은 코오크스 공업의 부산물로만 조달됐기 때문에 모든 나라에서 티엔티의 생산 능력에 한계가 있었다. 이 때문에 1차대전 당사국들은 티엔티의 절약을 위하여 약한 폭약과 혼합하여 사용하는 방법을 개발하기도 했다. 티엔티와 혼합해 쓰는 알디엑스(RDX) 그후 1921년 독일의 헤르쯔(G.C. Von Herz)가 알디엑스의 폭발 위력이 강력하다는 사실을 확인했고, 헨닝의 제조법을 개량하여 질산염이 아닌 우로트로핀의 직접 니트로화법을 개발하게 된다. 그러나 이들의 방법은 질산(窒酸) 소비량이 많고 고가였으므로 대량으로 생산할 수는 없었다. 이에 따라 염가의 공업적 생산을 위한 방법이 여러 나라에서 개발되었다. 특히 1940년 미국에서 무수(無水)아세트산 용액 중에서 포름알데히드와 질산암모늄을 직접 반응시키는 방법을 공업화하였다. 그 결과 제2차대전 중에는 미국만이 저렴한 알디엑스를 대량으로 사용할 수가 있었다. 그리고 영국, 프랑스, 소련, 독일, 일본 등은 종래의 방법에 의해서 제조한 고가의 알디엑스를 특수 용도에만 사용했다. 알디엑스는 무색의 결정으로 융점은 204℃이며 화학적으로 안정된 화합물이다. 발화점은 230-260℃이며 폭발 위력은 티엔티보다 큰데 폭발속도가 85,000m/s 정도이다. 그래서 현재에는 알디엑스를 작약 외에도 다양한 전폭 수단에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융점이 높기 때문에 전폭제로 채용하는 경우에는 압착하며 작약에서는 티엔티와 혼합해 사용한다. 특히 티엔티와의 혼합물은 콤포지션-비(Composition-B, 또는 Cyclotol)라고 하며 현대의 대표적 작약으로 인정되고 있다. 최초의 군용작약들 한편 최근에는 에치엠엑스(HMX)라는 강력한 폭약이 알디엑스를 부분적으로 대체하고 있는 경향이다. 에이치엠엑스는 원래 영국에서 개발된 군용작약으로 Her Majesty Explosives의 약칭이며 옥토겐(Octogen)이라고도 하는데 화학명은 씨크로테트라메틸렌테트라민 (Cyclotetramethylenetetranitramine)이다. 주로 알디엑스의 제조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로 백색의 결정이며 폭발 위력은 알디엑스보다도 큰 편이다. 폭발속도는 9,100m/s에 이르는데 상용폭약 중에서는 최고에 속한다. 그리고 비중이 알디엑스보다도 높기 때문에 단위 용적에 장약할 수 있는 폭약량이 큰 장점이 있다. 그러나 공업적 생산과 용전 작업이 곤란 하기 때문에 지금은 티엔티와 혼합하여 특수한 용도에만 사용되고 있을 뿐이다. 이밖에도 작약으로 이용되는 폭약에 피이티엔(PETN)이라는 화합물이 있다. 피이티엔은 4질 산펜타에리트리톨(Pentaerythritol tetranitrate)의 약칭으로 펜트리트(Penthrite, 영국), 니트로펜타(Nitropenta, 독일), 텐(Ten, 소련) 등의 다양한 별명을 갖고 있다. 원래 독일의 톨 렌(B.C.G. Tollens)에 의해 1891년에 처음 합성되었으나 화약적으로는 독일의 슈테트바허 (A. Stettbacher)가 1916년에 제법을 개량하고 화약적 성능을 규명한 뒤인 제1차대전 이후에 실용화되기 시작했다. 군용작약은 흑색화약의 뒤를 이어 초기에는 피크린산이 사용됐다. 그리고 제1차대중 중에 티엔티의 활용과 함께 현대적인 작약의 면모를 갖추게 되었으며 제2 차대전시부터 알디엑스와 티엔티의 혼합물은 콤포지션-B가 표준적인 작약으로 채용되고 있다. 그리고 작약의 수요가 급증되는 상황에서는 피이티엔과 같은 고폭약이 티엔티의 대용으로 활용된다. 또한 작약의 기폭용 전폭제로는 테트릴이나 알디엑스의 사용이 여러 나라에서 표준화되고 있는 경향이다. 한편 최근에는 에치엠엑스와 같은 고성능 폭약이 알디엑스를 부분적으로 대체하고 있다. |
출처 : 화약박물관(http://blog.daum.net/idhyun/70717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