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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유사시 한ㆍ미군 사용하는 전쟁예비물자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미국이 한반도 유사시를 대비해 비축해 둔 전시예비물자(WRSA-K) 계획과 긴요 소요부족품 목록(CRDL)을 각각 폐지키로 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폴 울포위치 미 국방부 부장관은 지난해 5월 조영길 당시 국방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WRSA-K 계획과 절차는 과거 한반도 평화와 안정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해왔지만 한국의 탄약자급력과 억지력 향상이라는 당초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며 "CRDL은 2004년 12월 중단하고 WRSA-K 계획은 2006년 12월 폐지될 것"이라고 통보했다.
주한미군의 WRSA는 한반도 전쟁 발발시 한미군이 공동으로 사용하며 99% 이상이 탄약으로 구성돼 있다. 현재 전국의 탄약고에 분산돼 있는 WRSA 탄약은 구형 총ㆍ포탄, 폭탄에서 최신형 미사일에 이르기까지 280여종 약 60만t에 이른다.
주한미군의 전쟁예비탄은 유사시 소요되는 탄약 필수 소요분의 60%로, 한국군이 해마다 교육훈련을 위해 사용하는 예산을 30년간 투자해야 구입할 수 있는 5조 원 규모다.
1974년부터 4년간 한반도에 저장됐으며 한국군은 자체적으로 10일치 정도의 탄약만 보유해 미군 탄약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은 실정이다. 한국군은 WRSA의 유지 관리를 위해 매년 7백억여 원의 비용을 부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장기저장탄약 가운데 정비대상 탄약량은 20만여t에 이르며 90% 이상이 20년 이상 장기 보관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미국측 예산에 따라 실시되는 탄약 정비가 미측의 무성의로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사용하고 남은 초과보유탄과 도태탄을 동맹국 전쟁예비물자라는 명목으로 한국에 저장, 한반도를 '고물탄약 쓰레기장'으로 만들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미측은 겉으로는 작전개념 변화와 초정밀 고폭탄 개발 등으로 WRSA계획을 중단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으나 대부분 노후화돼 사용할 수 없는 전쟁예비탄약을 보관.유지하는데 드는 비용을 줄이겠다는 의도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국방부 관계자는 "WRSA는 전쟁 발발시 한반도에 전개되는 미군 증원전력이 사용하는 물자지만 한국군도 사용할 수 있도록 양해각서(MOU)가 체결돼 있다"며 "그러나 우리 군의 전력투자 비중이 높아져 WRSA 의존도가 매년 낮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미측은 2000년 한미연례안보협의회(SCM) 산하 군수협력위원회(LCC) 회의 때부터 WRSA 문제를 한국측에 제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CRDL은 미국이 보유하고 있는 전투장비 가운데 한국군이 긴급히 사용하겠다고 요청하는 목록을 의미한다.
한반도에 전쟁이 발발하면 한국군은 최소 30일간 주한미군 기지와 미국 본토에 배치돼 있는 브래들리 장갑차, M1A1 전차, 자주곡사포, 다연장로켓 등 미군 전투장비를 사용하겠다고 요청을 할 수 있으며 이 때 작성하는 장비 목록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개전 초 적군에 심대한 타격을 가할 수 있는 신형 자주포와 다련장 로켓(MLRS)과 에이테킴스 미사일 등 적정한 화력을 한국군이 보유하고 있는 만큼 CRDL이 불필요하다고 미측은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 관계자는 "개전 초 미 증원전력이 한반도에 전개되기 전에 적군에게 타격을 가할 수 있는 적절한 계획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three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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