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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오쩌둥은 1972년 미·중 수교를 위해 찾아온 키신저 국무장관에게서 위성사진 한 장을 건네받았다.

1970년 첫 인공위성 동방홍(東方紅) 1호 개발에 성공한 중국이었지만 볼수록 무서운 사진이었다.

1969년 중·소 국경분쟁 때 우수리강 국경에 배치된 소련군 상황이 찍혀 있었다.

마오는 “미국이 미리 위성사진을 줬더라면” 하고 생각하다, 미국이 자기네 안방을

훤히 들여다보고 있다는 걸 깨닫고 식은땀을 흘렸다.

 

▶ 35년이 흐른 지난 11일 중국이 위성공격용(Anti-Satellite·ASAT) 탄도미사일로 859㎞ 상공에 떠 있는

낡은 중국 기상위성 풍운(風雲)1C를 요격하는 데 성공했다. 미 정보당국이 길이 34.7m에 사정거리가

6500㎞에 이르는 KT-2 미사일이라고 밝히자 중국은 어제에야 시인했다.

미사일은 쓰촨성 시창 우주센터에서 솟아올라 곧바로 위성궤도에 진입한 뒤 한 면 길이 1.4m인 육면체

위성을 산산조각 냈다.

 

▶ 중국의 ASAT 개발은 미국, 러시아에 이어 세 번째다. 1985년 이후 ASAT 실험을 하지 않던 미국은

격분했다. 국가안전보장회의(NSC)는 “우주를 민간 영역으로 남겨둔다는 국제 협력정신에 위배된다”고

비난했다. 정작 미국이 걱정하는 것은 ‘스타워즈’다. 80년대부터 ‘스타워즈’ 계획 아래 추진해온

MD(Missile Defense)계획을 ASAT가 일거에 무력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 MD는 적이 지상이나 수중, 공중에서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때 방출하는 적외선을 군사위성이

감지한 뒤 이 정보를 지상기지로 보내면 지상에서 요격미사일을 발사해 격추시키는 체제다.

이 미사일 2개 대대 운용에만 14조원이 든다. ASAT가 미국 군사위성을 부수면 MD는 허깨비가 되고 만다.

 

▶ 유엔 총회는 1967년 우주를 평화적으로 이용하자는 우주협약(Outer Space Treaty)을 제정했다.

핵무기를 비롯한 대량살상무기의 우주 배치와 우주 오염을 금하고 이기적 목적으로 추진한 사업으로

우주에 손실을 입히면 책임을 지게 하고 있다. 중국의 위성 요격은 인류 공동자산인 우주공간에조차

군비경쟁을 불붙일 조짐이다. 우리는 우리 하늘에서 일어나는 ‘우주전쟁’을 넋 놓고 구경만 해야 하는

신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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