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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이 Essay/명상

우리 별이...

靑峰 2011. 2. 24. 00:11

별이는 우리집 햄토리 이름이다.

18개월 가량을 함께 생활했다.

처음에는 손을 내밀면 물곤 했는데, 정이들고 나선

부르는 소리에 반응하고, 손에도 올라와 재롱을 피우곤 한다.

월요일인가, 난 평소대로 집에 퇴근하고 별이를 친근하게 부르곤

별이에게 손을 뻗어 쓰다듬어 주려고 했다.

그런데 아니 이녀석 왠일인가!

처음 물린후로 거의 1년이 지났는데 손을 무는 것이 아닌가?

아니 어제까지만 해도 그렇게 다정하게 잘 지냈는데, 왜 물었을까?

내가 자기를 얼마나 아껴 주었는데...

너무나 속이 상했다. 가족은 별이를 보고 부르는 것만큼 자기를 불러달라고 할 정도로

별이를 귀여워 해 주었는데 말이다.

그리고 회사일이 바빠 어제는 집에 오자마자 잠이 들었고,

오늘 퇴근하고 영낙없이 별이 우리앞으로 가 별이를 불렸다.

하지만 예전처럼 선뜻 손을 내밀수는 없었다.

대신 잠시 별이를 지켜볼 뿐이었다.

가만히 지켜보니 이 녀석 이빨이 무척 가려운가 보다.

연신 우리 창살에 이빨을 갈아대고 있다.

아하~ 이 녀석 이맘때면 이갈이를 하는가 보구나.

조심스레 문을 열고 기다리다 보니 이 녀석이 머리를 빼곰히 내밀고

주위를 살피더니 드디어 밖으로 나오는게 아닌가!

그리고 손을 뻗자 손위로 올라와 예전처럼 재롱을 피워댄다.

 

그래 네 마음도 예전과 바뀌지가 않았구나.

이빨이 가려워 손을 물었을 뿐이구나...

 

우리 안에 다시 넣어주니, 다시 창살을 연신 갈아댄다.

그 모습보니 별이에 대한 오해가 풀리는 것 같다.

 

우리네 사는 모습도 이런 게 아닐까?

겉으로 보이는 모습만 보고

모든 걸 판단하고 결정하는 것은 아닐까?

별이가 이빨이 가려워 신경이 예민해져 손을 물었듯이

다른 사람도 그에게 어려움과 문제가 있어 고민하고 있는데,

우리는 아니 나는 겉모습만 보고 쉽게 모든 걸 판단해온 것은 아니었을까?

 

잃어버릴뻔 했던 별이와의 스킨십,

잠시 기다리고 살펴봄으로 풀린 것 같다.

인생 살 동안 조급히 성급히 결정하고 판단하지 맙시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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