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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을 위한 비타민
Vitamin for Soul
한때는 꿈같이 행복한 시절이 있었으니
앞으로 아무리 힘들어도 여한이 없다고 다짐하자▒
어렵고 힘든 시절 사람들은 푸쉬킨의 시구절을 외우며 살았다.
“생활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결코 슬퍼하거나 노하지 말라. 슬픔의 날 참고 견디면...”
그러나 돌이켜보면 우리 삶에는 보석처럼 행복한 시절이 분명 있었던 것이다. 그 시절이
지나면 우리는 그 행복의 짧음을 원망하거나 아쉬워 할 뿐 마음에 간직할 줄 몰랐다.
손에 잡히지 않는 것은 없는 것으로 생각했던 것이다.
다시 생각해본다. 손에 가지고 있어도 없는 줄 알고 있다면? 그리고 손에 가지지 않았어도
있는 줄 알고 있다면 어느 것이 가진 것일까? 누구나 답을 쉽게 내릴 수 있다.
월남전에 참전했을 때, 나는 맹호부대에 배치 받았다. 그러다가 월남어 교육대를 거쳐
주월사 즉, 주월 한국군사령부로 가게 되었다. 주월사는 시재 한 복판에 있었고 사병들의
숙소는 시내의 한 호텔을 임대해서 쓰고 있었다. 처음 식사하러 갔을 때 나는 기가 막혔다.
미국 병사들이 배식을 하는데, 매일 베이컨과 스테이크, 수프, 오렌지, 수박, 야채 그리고
식후에는 온갖 과일주스와 온갖 아이스크림을 마음껏 가져다 먹을 수 있는 식당이었다.
맹호에서도 한국보다 잘 먹고 있었다고 생각했는데 주월사에 와서 보니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차이가 있었다.
몇 주가 지난 어느 날, 나는 식사를 마치고 울컥하는 심정으로 홀로 하늘을 향해 맹세했다.
나는 모든 것을 마음껏 먹었으니 앞으로 살아가는 동안 어떠한 음식에도 결코 불평하지
않겠노라고.
그때의 맹세는 내 삶에서 불만을 말끔히 씻어주었고 대신 만족과 감사로 채워주었다.
그와 동시에 내 마음에 걸려있던 시구절이 의미로 다가왔다.
‘한 순간의 아름다움은 영원한 것이다.’
나는 한 순간이라도 행복했다면 그리고 그때의 느낌을 간직하고 있다면 결코 불행해지지
않는다는 것을 수긍하게 된 것이다. 그래 불행도 행복도 자신이 선택할 수 있는 거야.
우리가 행복하기로 결심하는 순간 우리는 행복해 질 수 있는 거야.
이 메시지를 받은 지인에게서 이런 답장이 왔다.
“선생님, 정말 여한이 없다며 살아야겠네여. 고맙습니다. 아름다우신 샘”
아름답다는 말을 듣고 나는 쑥스러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