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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쯤의 한국 하늘은 참 아름다울게다.
굳이 천고마비의 계절이니 뭐니 이름붙이지 않아도
높고 푸른 하늘에 흰구름 흘러가는...
노랫말에서 처럼 그런 하늘을 만날 수 있는 날들이 많을게다.
올림픽대로를 달리면서 만나곤 했던 이 즈음의 서울 하늘도
시리도록 푸른 하늘이던 날들이 있곤 했으니...
공해 때문에 날로 뿌옇게 시야가 흐려지는 와중에서도
몇몇 운 좋은 날들은 벅찰 정도로 푸른 하늘과 마주할 기회가 있을 법도 하다.
한국 사는 친구 몇이 요즘 한국의 하늘이 그렇게 좋더라고...소식을 전한다.
한국에 두고와 그리운 것중에 하나 역시 그 시리도록 푸른 한국의 가을 하늘이다.
하지만 아프리카, 케이프타운에서 누릴 수 있는 사치중의 하나를 꼽자면
매일 보고 또 보지만 볼 때마다 감동하는 하늘, 하늘, 하늘 그리고 또 하늘이다.
아프리카의 하늘에는 온갖 이야기와 그림이 살아 숨쉰다.
그림으로도 그려낼 수 없을 것 같은 그 푸른 색에
온갖 모양의 구름이 순간순간 만들어내는 그림에는 온갖 이야기가 함께 흘러간다.
매일 매일의 하늘은 그 순간순간이 아름다운 한폭의 그림이다.
이곳에 다녀가는 많은 사람들이 입을 모아 하는 말이...바로 하늘이다.
아이들도 그 변화무쌍한 하늘의 모습에 감동하곤 한다.
한국으로 돌아가면 이곳에 두고가서 그리울 것중에 하나가 바로 그 하늘이다.
시리도록 푸른 낮동안의 하늘에 저녁 노을이 물들어가는 그 장면.
그것 또한 이곳에서만 누릴 수 있는 사치중의 하나이다.
아주 어렸을 적 부터, 기억할 수 있을 만큼 거슬러 올라가
아주 작은 계집아이였을 때부터 저녁 거름의 노을이 지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집에 있어도 집으로 돌아가야 할 것 같고 엄마와 함께 있어도 무언가 그립고 설움이 복받치고...
나이를 먹어서도 그건 여전하다.
장엄하게 넘어가는 아프리카의 하루 해를 바라보고 있자면
가슴이 서늘해지고 어디론가 돌아가야 할 것만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은 여전하다.
우리가 소풍이라는 이 생을 마치고 돌아가야할 곳이기 때문에 그런가^^
가끔 뒷담장 너머로 붉게 지는 노을을 보고 있자면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순간에 서 있노라...말한 어느 시인의 싯귀가 떠오르기도 한다.
넘어가는 하루 해를 바라보면서
이 순간...지금 이 순간만이 내가 누릴 수 있는 최고의 행복한 시간이라 혼잣말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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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보여줄 수 있는 하늘 사진이 별로 없다.
사진으로 보여줄 수 있을만큼 만만하지도 않다.
입을 다물지 못할 만큼 아름다운 하늘을 마주할 때면 카메라가 없고...
막상 찍어놓고 보면 형편없어 얼굴 붉히면서 지우게 되고...
그나마 대부분의 사진은 달리는 차 안에서 찍은 것이라
눈요기 거리가 될만한 것을 고르기가 힘들었다.
아프리카의 그림 같은 하늘을 보여주기에는 턱없이 부족하지만
몇장의 사진으로 감히 아프리카의 하늘로 초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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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책부록들입니다.
가끔 뒷마당에 불피우고
담 넘어로 붉게 물들며 넘어가는 노을을 배경삼아
엄청나게 호사스러운 한끼 식사를 하곤합니다.
특별하고 갑비싼 음식이 아니어도
저리 아름다운 노을을 두고 앉았으니
세상 어떤 음식점의 어떤 음식보다도 귀한 한끼 식사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이런 모든 순간들의 저 아이들에게 뼈와 살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