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군이 비(非)핵무기 가운데 가장 파괴력이 큰 폭탄을 개발했다고 11일 발표했다. 미군이 2003년 개발해 스스로 ‘모든 폭탄의 어머니’라 불렀던 공중폭발대형폭탄(MOAB·Massive Ordnance Air Blast)보다 4배 강한 폭발력을 지녔다고 러시아 측이 주장했다. 러시아는 미군 폭탄의 별칭에 비유해 자신들의 폭탄을 ‘모든 폭탄의 아버지’라고 불렀다.
러시아의 새 폭탄은 미군의 것과 마찬가지로 열기압 진공폭탄이다. 폭발 때의 고열과 고압으로 사람의 폐와 기관을 손상해 죽이는 무기다. 1차로 파편이 구름처럼 퍼지고 이어 엄청난 압력이 밀어닥친다.
러시아 국영 채널1 TV는 폭격기에서 낙하산으로 새 폭탄이 투하되는 장면을 보여줬다. 거대한 불기둥이 지나간 뒤 주변엔 건물과 차량 잔해, 검게 탄 지표면이 보였다.
러시아군은 미국의 것이 TNT 11t에 해당하는 폭발력을 지닌 데 비해 러시아 폭탄은 44t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폭발 반경도 지름 301m로 미국 것의 두 배다.
유리 발리코 러시아 국방부 무기개발연구소 책임자는 채널1 TV와의 회견에서 “이 폭탄은 효율과 성능에서 핵무기에 맞먹으며 환경오염 우려도 없다”고 말했다.
핵무기를 제외한 역사상 가장 강력한 폭탄의 출현에 미국과 유럽의 언론은 일제히 우려의 시선을 보냈다.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산하 미국·캐나다연구소의 세르게이 로고프 소장은 10일 학술 발표에서 “미-러 양국이 핵 및 재래식무기 경쟁을 포함하는 새로운 냉전의 문턱에 있다”며 “국내적 정치적 요인들이 앞으로 양국의 이견을 극복하기보다는 악화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발표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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